무더기 중징계, YTN의 미래를 망칠 셈인가?
디지털뉴스팀 사원 16명 전원이 정직부터 감봉까지 중징계를 받았다. 2008년 해직 사태 이후 최다 징계다. 휴일 추가 근무를 거부해 지시를 불이행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공포심을 조장해 ‘김백 체제’ 불공정에 대한 저항을 찍어 누르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뻔하다.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받아 수차례 사내 상을 받았던 조합원은 ‘수괴’로 찍혀서 정직 6개월. 디지털국 업무 분장도 이해 못 하는 간부들은 면죄부를 받거나, 경고에 그쳤다.
보도국 아이템은 디지털뉴스팀을 거쳐 자막뉴스와 Y녹취록 등의 콘텐츠로 진화한다. 디지털뉴스팀 16명 가운데 정직을 받은 3명은 이미 석 달째 대기발령이다. 3명은 디지털국 내 금융TF에 차출했지만 몇 주째 하는 일 없이 대기 중이다. 남은 팀원들은 전례 없던 과중한 업무에 허덕인다. 뇌종양 때문에 병가를 연장하겠다는 팀원에게 복귀를 요구할 정도로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하지만 사측은 지시 불이행 타령만 하며 손을 놓고 있다. 그 사이 유튜브 구독자 수는 MBC에 추월당해 지금은 7만 명이 뒤진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같은 국제 이슈나 국내 대형 사건 사고가 터지지 않는 이상, 디지털 콘텐츠의 양은 조회 수로 대표되는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입증한다. 지난해 업로드 동영상 수가 적었던 시기에 오히려 조회 수는 늘었다. 양보다는 질이 YTN의 디지털 수익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재미없고 의미 없는 영상은 오히려 유튜브 알고리즘에 악영향을 줘 디지털 콘텐츠 수익에 이바지하지 못한다.
김백 체제 전까지 디지털뉴스팀은 대형 이슈가 터져 보도국에서 ‘원콘텐츠’가 풍부하게 쏟아질 때, 휴일·야간·추가·연장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일했다. 그런데도 사측은 기계적으로 물량만 늘리라고 강요하며 휴일 근무자 증원을 밀어붙였다. 비합리적 결정에 디지털뉴스팀원들은 근거 자료를 가지고 대화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디지털국을 책임진다는 간부들은 한 달 치 휴일 근무표를 던지고, 끝이었다. 갈등을 조정해 화합으로 이끄는 것이 팀장의 실력이고, 국장의 업무이며, 본부장의 힘이다. 하지만, 디지털국에서 이런 리더십은 실종됐다. 갈등이 깊어지다가 결국 나온 것이 대규모 중징계라는 칼춤이다. 후배 일과 월급 빼앗아 기강 세우겠다는 그 잔인하고 비열한 발상이 김백 체제의 본바탕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이종수 본부장은 손을 놓고 있다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본인 6개월 치 월급이 날아가도 같은 말을 하겠는가? 후안무치에도 정도가 있다. 최근 김진두 국장은 자리에 앉은 지 넉 달이 지나서야 네이버 화면 배치는 누가 하는지, 디지털뉴스팀에서 무슨 일 하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이들의 디지털 환경에 대한 무지, 그리고 보여주기식 실적에 대한 집착이 YTN의 미래인 디지털국을 사지로 밀어 넣고 있다. 조합은 이번 대규모 징계를 본보기식 부당 징계로 규정하고, 조합원들이 명예를 되찾을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우겠다.
2024년 8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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