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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방미통위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의 권한과 책임을 부정하려는가?​

8월 21일
3분 분량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에 대한 후속 행정처분을 논의했지만, 또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공식 안건 상정이지만, 이번에도 위원마다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책없이 결론을 유보한 것이다.

방송미디어 정책을 책임지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가 스스로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할 사안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답답함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종 의결에 반대하는 일부 위원들의 논리다. 

방송미디어 정책을 책임지는 독립적 행정기관으로서 과연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만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핑계들 뿐이다.

● 법원의 확정판결보다 더 객관적인 사실이 필요한가


일부 위원들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심사 당시 유진그룹의 약속이 허위였는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방통위가 당시 가장 중요하게 판단했던 약속이 무엇이었고, 그 약속이 어떻게 깨졌는지는 이미 객관적인 자료와 법원 확정 판결로 명백하게 드러났다.

방통위는 심사 당시 유진그룹 회장이 직접 출석해 YTN의 기존 협약을 존중하겠다고 한 약속을 근거로 방송법상 핵심 심사 항목인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최종 승인 의결했다.

하지만 유진그룹은 방통위 승인을 받자마자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했고, 당일 곧바로 이사회를 개최해 YTN 단체협약에 규정된 사장추천위원회를 폐지한 채 임의로 사장을 선임했다.

또한 새로 선임된 YTN 사장은 취임 당일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을 단행하면서 단체협약에 규정된 임면동의제를 무시한 채 보도국장을 교체하고, 기존에 없던 보도본부장 직책까지 새로 만들어 직접 보도국을 장악했다.

법원은 올해 1월 이미 이같은 일방적인 단체협약 위반 행위를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나아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침해된 사실도 인정해 관련 인사를 무효로 판단했고, 이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법원의 확정 판결보다 더 객관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가?

그럼에도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방미통위가 출범한지 벌써 1년이 다 돼가고, YTN 안건을 상정해 논의한 지도 벌써 넉 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필요한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 동안 방미통위는 YTN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왔단 말인가?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당시부터 YTN 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고, 지난 3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시급하게 해결하겠고 거듭 밝혔다.

그 약속은 말뿐인 것이었단 말인가?

● 법적 분쟁이 두려워 권한과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일부 위원들이 최종 의결 이후 행정소송 등으로 법적 분쟁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의결에 반대한 것 역시 무책임한 발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 방통위의 위법한 행정으로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훼손됐고, 그로 인한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방미통위는 법적 다툼이 두렵다는 이유로 피해자인 YTN 구성원들에게 사실상 모든 입증 부담을 떠넘긴 채 강 건너 불구경하겠다는 말인가?

위법한 행정의 폐해를 바로잡고 피해를 복원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책임있는 판단을 내리는 것, 그리고 그 판단에 따라 법적 분쟁이 발생한다면 대응하는 것 역시 방미통위가 감당해야 할 책무다.

행정기관이 소송이 두렵다는 이유로 위법한 행정을 바로잡기 위한 권한 행사마저 회피한다면, 대체 독립적 행정기관에 어떤 권한과 책임이 남는가?

● 자본 권력은 두렵고, 행정의 책임은 두렵지 않은가

최종 의결 이후 유진그룹의 손해배상소송이나 위원 개인에 대한 수사 가능성 등을 이유로 조심해야 한다는 주장은 후안무치한 태도다.

과거 잘못된 행정으로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켜놓고도 감사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나서서 해결해줄 때까지 나몰라라 방치하겠다는 뜻이라면, 향후 방미통위가 내리는 어떤 행정처분에도 스스로 책임을 질 의지가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과거 잘못으로 인한 피해를 바로잡아야 할 의무를 외면한다면, 지금의 방미통위 역시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로 인해 YTN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이 입는 피해는 하루하루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방미통위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본 권력의 소송이나 개인의 안위가 아니다.

언론인의 삶의 터전이자 민주주의의 토대인 보도전문채널이 위법하고 졸속적인 행정으로 훼손된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 나아가 그 사실을 알고도 바로잡아야 할 의무를 외면했다는 사실에 대한 역사적 법적 도덕적 책임을 두려워해야 한다.

●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이유는 없다

이번 방미통위 전체회의를 통해 지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과정의 불법성과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해야 할 사유는 다시 한 번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일부 위원들이 갖은 핑계로 최종 의결을 회피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 배경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 진영 논리든, 자본 권력에 대한 굴종이든, 개인의 안위를 위한 보신주의든 그 어떤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방미통위가 불법과 졸속으로 점철된 유진그룹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당장 취소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방송미디어 정책을 관할하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의 권한과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며, 존재 이유와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방미통위는 이제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

YTN 사태를 해결할 의지도 책임감도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면, 우리는 방미통위 역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6년 8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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