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님, YTN과 한 가족이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신다니,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 유 회장님의 글이 다소 이른 감은 있습니다. 가시 돋친 비아냥으로 들릴까 걱정입니다만, 그렇지 않다는 것 알아주십사 부탁드리며 YTN 지부도 유 회장님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서한을 보냅니다.
“서로 믿고 도울 때 조직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에 반하는 어떠한 이익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유 회장님의 결연함에 존경을 표합니다.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어떠한 이익’입니다. 유진그룹의 YTN 인수 이후 ‘어떠한 이익’을 찬란하게 누리는 자들이 있습니다. 맨 앞에는 유튜브 활동하며 윤석열 정권 비호하다 벼락 사장이 된 김백 씨가 있을 것이고, 김백에 충성맹세하고 본부장 자리에 앉은 ‘칠상시’가 그 뒤에 있을 것입니다. 천명 남짓한 작은 조직에서 필요 없는 본부장 자리를 7개나 만들어서 ‘사원급 본부장’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대규모 적자라 회사 망할 것처럼 떠들던 자들이 해외 특파원은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회사와 후배들이야 어찌 되든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자들이 ‘어떠한 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유진그룹이 3,200억 원을 투자한 결과가 이것입니다. 유 회장님과 의논은 한 건가요?
유 회장님의 글 중 공감 가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 ‘언론 최고의 경쟁력은 공정성’,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과감한 결정과 실행의 필요성’ 등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YTN 애청자로서 대부분의 뉴스와 정보를 YTN을 통하여 얻어 왔다”고 하시니 이 또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돌발영상도 즐겨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돌발영상은 ‘자투리’ 영상을 편집한 풍자와 해학으로 저널리즘의 진화를 상징합니다. 그러기에 기계적 중립은 돌발영상의 문법이 아닙니다. 보도의 양적 균형을 따지는 건 저널리즘적으로도 폐기된 구시대의 유물이며, 시청자 역시 기계적 균형이 진실로 다가가는 길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돌발영상이 기계적 중립을 못 맞춘다는 이유로 폐지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김백 사장 취임 직후 벌어진 일입니다. 유 회장님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백 사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는 묻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대국민 사과’의 핵심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보도가 잘못이었다는 반성이었습니다. YTN 지부가 성명으로 조목조목 반박했고, 관련된 언론 보도도 많으니, ‘대국민 사과’의 부당함은 재론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김백 사장의 사과가 유 회장님의 뜻인지는 묻고 싶습니다. 유 회장님이 보낸 서한을 보면,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하며, YTN 전체의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내부 분열을 초래해서는 안된다”라는 부분이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김백 사장의 대국민 사과는 녹화된 영상입니다. 김백 사장은 YTN을 대표해 사과하면서도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프로그램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취재 및 제작 종사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방송법 4조 4항을 위반했습니다. YTN 전체의 공정성이 훼손된 겁니다. 더구나 뉴스 PD들이 ‘용산’을 향한 치욕적인 반성문을 방송에서 틀지 않겠다고 하자, 주조정실을 통해 기습적으로 내보냈습니다. 사과 내용을 요약한 단신 기사를 방송하며 부끄러움과 자괴감에 눈물을 쏟아낸 PD도 있습니다. 이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유 회장님의 말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 아닌가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언론사가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겠다”는 다짐, 감사합니다. 그러나 유진그룹은 대한민국 보도전문채널 YTN의 최대주주가 될 자격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주식 인수만으로 보도전문채널의 소유주가 될 수 있다면, 방송법은 왜 있습니까? 방송법 15조의2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위해 방송사 최대주주 자격을 엄격하게 따집니다. 하지만,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유진그룹은 반쪽짜리 심사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유 회장님은 법정에서, 역사와 국민 앞에서 YTN 최대주주의 자격을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유 회장님이 사원들에게 일일이 보낸 서한은 시기상조이며, 한때 아름다웠으나 일순간에 지고 마는 벚꽃처럼 공허하기만 합니다.
최고 경영자의 오랜 경험상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권력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이 정권도 결국 지게 돼 있습니다. 권력에 기대어 YTN 최대주주로 인정받기보다는 YTN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고 국민의 믿음을 받아야 자랑스러운 YTN의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김백과 그의 추종세력들이 유 회장님께 하는 간사한 말들은 결국 독이 되어, YTN뿐만 아니라, 유 회장님이 선대에 이어 가꾸어 오신 유진그룹 전체를 뒤흔들 수 있습니다. 그들이 ‘어떠한 이익’을 좇는지는 그들이 지나온 삶이 증명합니다. 언론노조 YTN 지부는 YTN 구성원의 절대 다수로 이뤄졌습니다. 한목소리로 유진그룹의 자격을 묻고, 김백 사장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2024년 4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 유경선 회장이 YTN에 보낸 글도 첨부합니다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 서한] YTN 가족들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YTN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진그룹의 유경선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최고의 보도전문채널인
YTN과 한 가족이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동시에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할 새로운 여정에
마음이 설레기도 합니다.
YTN은 우리나라 최초의 보도전문방송으로 설립되어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저도 YTN의 애청자로서
대부분의 뉴스와 정보를
YTN을 통하여 얻어 왔습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최고의 방송사로서의 지위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하여
한 단계 성장하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과의 만남에 앞서
제 마음가짐과 다짐을 말씀 드리고,
여러분들께 부탁의 말씀도 드리려 합니다.
첫째, 저는 언론의 최고경쟁력은
공정성이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수용하고
균형 잡힌 보도를 통하여
합리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공적인 책임을 명심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객관적인 진실을 보도하는
공정한 언론인이 되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둘째, YTN이라는 최고의 언론기관 아래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다양성과 재능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합니다.
사적 이익을 위하여
YTN 전체의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내부 분열을 초래하여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서로 믿고 도울 때
조직의 경쟁력이 높아지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에 반하는 어떠한 이익과도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셋째, 우리는 유연해야 합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플랫폼과 새로운 기술 등
시대적 트렌드에 신속히 적응해야 하며
과감한 결정과 실행이 따라야 합니다.
자신이 아는 세상만을 고집하지 않고
폭넓은 마음가짐으로 변화를 활용해 나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YTN 가족 여러분,
YTN은 보도방송의 최고전문가들이 훌륭히 경영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저와 유진그룹은 YTN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언론사가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구성원들이 최고의 역량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일 할 맛이 나고 출근하고 싶은 회사,
그리고 일 잘하는 분들이 제대로 대우받는 공정한 문화를 만들도록 돕겠습니다.
새 봄을 맞이하며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4월
유진그룹 회장
유 경 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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