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도 야근자 탓, 경영진 자격 없다
<시청역 역주행 참사 계기 속보 시스템 재정비 필요>라는 사측 공지문이 올라왔다. 속보는 YTN의 생명이다. 누가 모르겠는가?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지적질’로 그칠 것이 아니라, 대안을 내놔야 한다. 경영진은 그러라고 고연봉 받는 것이다. 본부 하나하나가 회사고 책임 경영하겠다며 본부장 자리 8개나 만들지 않았는가? 공지문을 보면 '개선책'이라는 항목은 있다. 하지만 여기 어디 새로운 것이 있는가? "공신력 있는 취재원에게 확인이 이뤄지면 속보 1보를 최대한 빨리 승인하고, 취재기자를 현장에 보내고, 2보 보강하고…" YTN에서 누가 이걸 모르나?
방송 모니터 같은 유체이탈식 공지문의 이유와 의도는 뻔하다.
첫째, 속보 시스템을 개선할 실력이 없다. 답해보라. 뭘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변변한 특종’ 하나 없이 폼 나는 자리 찾아다니다 윤석열 정권 만나 경영진이 됐으니, 개선책이 있을 리 없을 것이다. 모르면 물어보면 좋지만, 그럴 깜냥도 안 되는 것 같다.
둘째, 타격 목표는 당시 야근1진이다. 개인을 변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거창하게 속보 시스템 재정비하겠다며 올린 공지문 대부분을 야근1진 탓하는 데 쓰고 있으니 어떻게 그런 결론이 안 나올 수 있겠는가? 보도국 책임자인 보도국장과 사건팀 캡까지 겸임하는 사회부장은 그렇게 못마땅한 야근1진 대신 보도를 지휘하지 뭐 했나? 이제는 경력 야근1진이라도 뽑을 셈인가?
셋째, 시청률 부진의 이유를 찾은 것이다. 개편 후 반짝 오르던 시청률은 끝내 연합TV를 이기지 못하고 기울고 있다. 2분기 뉴스채널 시청자 선호도는 1분기보다 20% 넘게 급락했고, 유튜브 구독자수는 MBC에 역전당했다. 야근1진이 속보 처리를 제때 못하고, 구성원들이 ‘1차적으로 회사원’임을 망각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 것 아닌가?
넷째, YTN 구성원들 읽으라고 쓴 글이 아니다. 일할 의욕 솟아나는 긍정적인 사내 분위기 만들려고 애쓰는 경영진이라면, 절대 저런 식의 ‘대안 없는 남 탓 공지문’을 올리지 않는다. 결국, 대주주 읽으라는 공지문이다. “YTN이 지금 엉망인데, 그거 우리 탓 아니에요!” 속이 뻔히 보인다.
YTN은 사람이 전부다. 마음을 얻어야 성공한 경영진이 된다. 남 탓은 이제 접고, 권력 눈치보기 버리고, 니편내편 가르기는 그만두라. 그래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2024년 7월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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